치매종류별초기증상8가지, 놓치면 후회해요

알츠하이머, 혈관성 치매 등 다양한 종류의 치매는 각기 다른 초기 신호를 보냅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나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치매 종류별 대표 초기 증상 8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 치매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 치매

‘치매’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바로 ‘알츠하이머병’일 것입니다. 그만큼 알츠하이머 치매는 전체 치매 환자의 약 60~7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한 유형의 퇴행성 뇌 질환입니다. 마치 서서히 기억의 도서관에서 책이 한 권씩 사라지는 것처럼, 뇌세포가 점차적으로 파괴되면서 기억력, 언어 능력, 판단력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병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는 뇌 속에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여 만들어지는 ‘아밀로이드 반(plaque)’과 ‘타우’ 단백질이 엉키면서 형성되는 ‘신경섬유다발(tangle)’이 지목됩니다. 이러한 독성 물질들이 뇌세포 간의 신호 전달을 방해하고 결국 뇌세포를 죽게 만들어 뇌 기능의 전반적인 퇴화를 초래하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뇌의 변화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기 10~20년 전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초기 증상에 대한 세심한 관찰이 중요합니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주요 초기 증상

알츠하이머 치매의 초기 증상은 매우 미묘하게 시작되어, 많은 분들이 단순한 건망증이나 노화 현상으로 오해하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변화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 최근 기억력의 현저한 저하
    알츠하이머 치매의 가장 대표적이고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어제 나눈 대화 내용, 며칠 전의 약속, 방금 전에 들었던 이야기 등 최근의 사건이나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집니다. 단순한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반면, 알츠하이머로 인한 기억 장애는 사건 자체를 머릿속에서 완전히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소중한 물건을 엉뚱한 곳에 두고 찾지 못하는 일이 빈번해진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 언어 능력의 문제 발생
    대화 중에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애를 먹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거 있잖아, 그거’처럼 대명사를 자주 사용하거나, 사물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밥 먹는 도구’처럼 에둘러 표현하기도 합니다. 또한, 문장이 짧아지고 말수가 줄어들며,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대화의 흐름을 놓치는 모습도 보일 수 있습니다.
  • 시간과 장소에 대한 혼동
    오늘이 몇 월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 지금이 어떤 계절인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수십 년간 살아온 익숙한 동네에서 길을 잃거나, 집을 찾지 못해 헤매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공간 지각 능력이 저하되면서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익숙했던 장소조차 낯설게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 판단력 및 의사결정 능력 저하
    이전에는 능숙하게 처리하던 일들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상황에 맞는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예를 들어,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거나, 음식의 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돈 관리에 문제가 생겨 터무니없는 가격에 물건을 사거나, 금융 사기에 쉽게 노출되는 등 재정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주변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 성격 및 감정의 변화
    알츠하이머 치매는 인지 기능뿐만 아니라 감정과 성격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예전에는 활발하고 사교적이던 사람이 갑자기 무기력해지고, 좋아하던 취미 활동이나 모임에 흥미를 잃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별일 아닌 일에 쉽게 화를 내거나 의심이 많아지고,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느끼며 쉽게 위축되기도 합니다.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면 불안 증세가 더욱 심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초기 신호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나이가 들면 다 그렇지”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변화들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 치매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입니다. 초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남아있는 인지 기능을 최대한 오래 보존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조기 진단은 완치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환자와 가족이 병의 진행에 대비하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벌어줍니다. 약물 치료나 인지 재활 훈련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앞으로의 치료 및 돌봄 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부모님이나 나 자신에게서 앞서 언급한 신호들이 보인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혈관성 치매의 갑작스런 변화

혈관성 치매의 갑작스런 변화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하게 발생하는 치매, 바로 혈관성 치매입니다. 전체 치매 환자의 약 15~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혈관’ 문제로 인해 뇌가 손상되어 발생합니다. 우리 뇌는 수많은 혈관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아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데요, 뇌졸중(뇌경색, 뇌출혈)이나 여러 미세한 혈관 손상이 누적되면서 뇌세포가 죽게 되면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것이죠.

혈관성 치매가 다른 치매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속도’와 ‘양상’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이 마치 안개 속을 걷듯 서서히, 점진적으로 기억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혈관성 치매는 갑작스러운 사건처럼 우리 삶에 뛰어듭니다. 마치 멀쩡하던 계단이 갑자기 푹 꺼지는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인지 기능이 뚝 떨어지는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것이 혈관성 치매의 핵심적인 초기 증상입니다.

‘괜찮아졌나?’ 방심하게 만드는 계단식 악화

혈관성 치매의 진행 과정을 ‘계단식 악화(Stepwise deterioration)’라고 표현합니다. 이는 뇌혈관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인지 기능이 급격히 나빠졌다가, 한동안은 그 상태를 유지하거나 약간 호전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작은 뇌경색이 발생한 직후에는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등의 증상과 함께 인지 기능 저하를 보이다가, 일정 기간 동안은 더 나빠지지 않고 현상을 유지하는 시기를 갖습니다.

이러한 ‘안정기’ 때문에 환자나 보호자는 ‘일시적인 문제였나 보다’, ‘이제 괜찮아졌나?’라고 생각하며 방심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뇌혈관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면 다시 계단을 내려가듯 기능이 뚝 떨어지는 과정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혈관성 치매는 좋은 시기와 나쁜 시기가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며, 초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기억력 문제보다 먼저 나타나는 증상들

혈관성 치매는 뇌의 어느 부위 혈관이 손상되었는지에 따라 매우 다양한 증상을 보입니다. 알츠하이머병처럼 최근 기억력 감퇴가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오히려 다른 문제들이 먼저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는 혈관성 치매 초기에 흔히 나타나는 갑작스러운 변화들입니다.

  • 판단력 및 실행 능력의 급격한 저하
    이전에는 능숙하게 처리하던 요리나 가전제품 사용, 금전 관리 등 복잡한 일을 갑자기 제대로 해내지 못합니다. 상황을 파악하고 계획을 세워 순서대로 일을 처리하는 ‘실행 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갑자기 성격이 충동적으로 변하거나 부적절한 판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 신체 증상 및 보행 장애의 동반
    뇌 손상 부위에 따라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하는 증상, 표정이 무표정하게 변하는 모습도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종종걸음을 걷거나 균형을 잡지 못해 자주 넘어지는 등 보행 장애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 갑작스러운 감정 기복과 성격 변화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웃거나 우는 등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전에 비해 쉽게 화를 내거나 의욕이 없고 무기력해지는 우울증 증세가 동반되는 경우도 매우 흔합니다. 이는 뇌의 감정 조절 중추가 손상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혈관성 치매는 ‘갑자기’ 나타나는 신체적, 인지적, 감정적 변화가 핵심입니다. 만약 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에게서 위와 같은 변화가 갑작스럽게 관찰된다면, 결코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혈관 건강이 뇌 건강을 좌우합니다

혈관성 치매의 원인은 결국 ‘혈관 문제’입니다. 따라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비만, 흡연 등 혈관 건강을 해치는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미 뇌혈관 질환을 앓은 경험이 있다면, 재발 방지를 위한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혈관 건강을 지키는 것이 곧 뇌 건강을 지키고,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작은 뇌졸중 증상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고, 갑작스러운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소중한 사람의 건강한 노년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루이소체 치매의 환각 증상

루이소체 치매의 환각 증상

치매의 여러 종류 중에서도 ‘루이소체 치매’는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에 이어 세 번째로 흔한 퇴행성 뇌 질환입니다. 루이소체 치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바로 ‘환각’, 그중에서도 특히 생생한 ‘환시(visual hallucination)’입니다. 많은 보호자분들이 어르신이 자꾸 헛것을 본다고, 없는 사람과 대화한다고 호소하시는데, 이는 루이소체 치매의 핵심적인 초기 증상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루이소체 치매의 환시는 단순히 눈이 침침해서 헛것을 보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매우 구체적이고 생생하며,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돌아가신 부모님이 방에 앉아 계신다거나, 아이들이 집 안에서 뛰어놀고 있다거나, 천장에 벌레들이 기어 다닌다고 말씀하시는 식입니다. 이러한 환각은 주로 조명이 어둡거나 해가 질 무렵에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환자 본인이 환각을 경험하면서도 그것이 실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저기 아이가 있는데, 진짜는 아닌 것 같아” 와 같이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무서워하기보다는 무덤덤하게 관찰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증상이 진행되면서 환각의 내용이 위협적이거나 무섭게 변할 수 있고, 환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면 큰 혼란과 불안을 겪을 수 있습니다. 루이소체 치매 환자의 약 80%가 뚜렷하고 반복적인 환시를 경험하며, 이는 다른 치매와 구별되는 핵심적인 초기 증상입니다. 알츠하이머병에서도 환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보통 병이 상당히 진행된 중기나 말기에 나타나는 반면, 루이소체 치매는 비교적 초기에 환시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환각 증상의 특징과 종류

루이소체 치매에서 나타나는 환시는 매우 구체적인 형태를 띠는 것이 특징입니다. 막연히 무언가가 보인다고 하기보다는, 사람의 얼굴 표정, 동물의 털 모양, 옷의 색깔까지 상세하게 묘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환시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람 또는 동물 환시: 가장 흔한 형태로, 주로 어린 아이, 낯선 사람, 혹은 작은 동물이 보인다고 표현합니다. 환자는 이들과 대화를 시도하거나, 마치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할 수 있습니다.
  • 벌레 환시: 벽이나 바닥, 혹은 음식물에 벌레가 기어 다닌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환자에게 큰 불쾌감과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사물 환시: 존재하지 않는 물건이 보이거나, 기존의 사물이 다른 형태로 왜곡되어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벽의 무늬가 사람 얼굴처럼 보이거나, 의자에 놓인 옷이 웅크린 사람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시 외에도 드물게는 소리가 들리는 환청, 누군가 몸을 만지는 듯한 환촉 등을 경험할 수도 있지만, 루이소체 치매의 핵심은 단연 ‘반복적이고 생생한 환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뇌의 시각 정보 처리 경로에 ‘루이소체’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 덩어리가 쌓이면서 기능 이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호자가 기억해야 할 환각 대처법

가족이 환각 증상을 보일 때, 보호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대처는 환자의 불안감을 줄이고,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다음 세 가지 원칙을 꼭 기억해주세요.

  • 부정하거나 논쟁하지 않기
    환자가 “저기 사람이 서 있어”라고 말할 때, “아무도 없어요. 뭘 보신 거예요?”라며 사실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환자의 뇌는 그것을 ‘실제로’ 보고 있기 때문에, 부정당하는 경험은 불신과 고립감, 분노를 유발할 뿐입니다. “아, 그러세요? 저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어르신 눈에는 보이시는군요” 와 같이 환자의 경험을 일단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안심시키고 함께 환경을 점검하기
    환자의 경험을 인정한 후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안심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곁에 있으니 괜찮아요”, “무서우셨겠어요” 와 같이 공감하는 말을 건네주세요. 그리고 “혹시 모르니 제가 한번 확인해 볼게요”라며 환각이 나타난 장소를 함께 살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때 조명을 더 밝게 켜거나 커튼을 걷어 그림자를 없애는 등, 환시를 유발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개선해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부드럽게 관심 전환하기
    환자가 환각에 계속 몰두해 있다면, 부드럽게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함께 다른 방으로 이동하거나, 좋아하시는 노래를 함께 부르거나,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자고 제안하는 등 즐거운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화제를 전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가 보는 것을 그대로 인정하고 공감하며,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러한 대처는 환자와 보호자 사이의 신뢰 관계를 굳건히 하고, 환자가 겪는 혼란을 최소화하는 핵심 열쇠입니다.

전두측두엽 치매와 성격 변화

전두측두엽 치매와 성격 변화

안녕하세요! 오늘은 치매 종류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생소하게 느끼시는 ‘전두측두엽 치매(Frontotemporal Dementia, FTD)’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치매’하면 떠올리는 기억력 감퇴 증상과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초기에 알아차리기가 더욱 어려운 치매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면, 오늘 이 글을 꼭 끝까지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뇌의 앞부분인 전두엽(Frontal Lobe)과 옆부분인 측두엽(Temporal Lobe)에 손상이 발생하여 생기는 퇴행성 뇌 질환입니다. 이 두 영역은 우리의 성격, 감정 조절, 사회적 행동, 언어 능력 등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따라서 이 부위가 손상되면 기억력보다는 성격이나 행동에 먼저 큰 변화가 찾아오게 됩니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기억력 저하보다 성격 변화나 언어 문제가 먼저 나타나 ‘성격이 변했다’는 말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츠하이머병보다 비교적 이른 40~60대 사이, 즉 사회적으로 가장 활발한 시기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 본인과 가족에게 더 큰 충격과 어려움을 주기도 합니다.

행동 이형 전두측두엽 치매의 주요 증상

전두측두엽 치매는 크게 행동 변화가 두드러지는 ‘행동 이형’과 언어 장애가 먼저 나타나는 ‘언어 이형’으로 나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성격 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행동 이형 전두측두엽 치매의 초기 증상들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탈억제와 충동적인 행동
    전두엽은 우리의 행동을 통제하고 사회적 규범에 맞게 조절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합니다. 이 기능이 손상되면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점잖고 예의 바르던 사람이 갑자기 무례한 말을 서슴없이 하거나, 공공장소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하고, 낯선 사람에게 지나치게 개인적인 질문을 던지는 등의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충동구매가 늘어나거나 위험한 행동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 무감동과 무관심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감정에 무관심해지고 공감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증상입니다. 슬픈 영화를 보고도 아무런 감정 변화가 없거나, 배우자의 아픔에 냉담한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이전에 즐겨 하던 취미 활동이나 대인 관계에 흥미를 잃고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앉아만 있는 등, 마치 심한 우울증처럼 보이는 무감동(Apathy)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는 의욕 자체가 사라지는 것으로, 주변에서는 그저 게을러졌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 강박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의미 없는 행동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길을 산책해야만 하거나, 특정 음식을 고집하고, 손뼉을 치거나 물건을 정리하는 등 한 가지 행동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러한 반복 행동은 본인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한 것일 수 있지만,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기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 식습관의 급격한 변화
    특정 음식, 특히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해집니다. 식사 예절을 지키지 않고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거나, 배가 부른데도 계속해서 먹는 과식증을 보이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 음식이 아닌 물건을 입에 넣으려는 위험한 행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식습관 변화는 뇌의 욕구 조절 기능이 손상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뚜렷한 증상 중 하나입니다.

이처럼 전두측두엽 치매의 초기 증상은 기억력 문제가 아닌 성격과 행동의 변화로 나타나기 때문에, 많은 경우 정신과적인 문제(우울증, 조울증, 성격장애)나 중년의 스트레스, 갱년기 증상으로 오인받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는 뇌의 특정 영역이 손상되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입니다. 따라서 이전에 없던 이상 행동이나 급격한 성격 변화가 중년에 나타난다면, 단순한 스트레스나 우울증으로 여기기보다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시작한다면,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환자와 가족 모두의 삶의 질을 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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